연예·스포츠

헬스키친(State of Grace, 1990)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 12. 17:24

에드 해리스(프랭키), 게리 올드만(재키), 숀 펜(테리) 주연

로빈 라이트, 존 터투로 조연

필 조아누 Phil Joanou 감독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영화다. 주연들을 보라.

 

'헬스키친 Hell's Kitchen'은 맨해튼의 한 지역으로, 주인공들이 나고 자란 지역의 별칭이다.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그들의 고향이며, 총구가 자기 자신을 겨누지 않는 한 벌건 대낮에 총질을 해대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곳, 아니, 살아남으려면 신경쓰지 않아야 하는 곳, 그래서 헬스키친은 갱스터들의 천국인 곳이다.

 

헬스키친 사람들은 '가난'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난하게 태어나 가난하게 살다 갈 수밖에 없는 그들은 서로에게 동지의식을 느낀다. 가난과 범죄가 지긋지긋하면서도 가난하기에 벗어날 수 없는 곳 헬스키친, 테리(숀 펜)는 그 곳엘 10여년 만에 돌아온다. 한 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을 곳으로 테리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영화의 초입에서 암시해준다.

 

테리에게 전해지는 비닐봉투에 들어 있던 총 두 자루, "자원"이란 단어, 그 날 밤 마약 거래 현장에서, 낮에 총을 전해 줬던 그 사람을 쏴버리는 테리. 눈치가 빠르다면 이 즈음에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들이 대충 짐작되리라.

 

돌아 온 테리를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 맞아주는 재키(게리 올드만)는, 그래서 측은하고 아픈 존재다. 재키, 이 사람은 가족과 친구를 끔찍이도 사랑하고 아끼는, '갱스터'이기 때문이다.

 

범죄 조직의 중간 보스 정도 되는, 형 프랭키(에드 해리스)를 위해 일하면서 사람을 죽이는 건 일상다반사가 되어 버리고, 냉동실에 잘린 손 두 개를 보관해 두고, 그것의 활용도를 테리에게 신이 나서 설명해주는 상또라이지만, 순수하다, 사랑스럽다. 자동차 수리비로 월급이 다 날아가는 바람에 생활비가 없다는 여동생 캐서린에게 "네가 돈 버는 방식이 싫어. 그래서 네가 주는 돈 받기 싫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미안하다. 그렇지만 제발 돈 받아."라고, 미안해하는 눈빛으로 돈을 건네는 재키다.

 

재키와 테리, 둘 모두에게 소중한 친구인 스티비의 시체가 이스트강에 떠오른다. 재키는 이태리 조직 애들의 짓이라고 확신하나, 테리는 프랭키의 소행임을 알게 된다.

 

이태리 조직 보스인 보렐리 밑에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 프랭키, 이 지역 토박이인 프랭키를 사업에 활용하려는 보렐리, 그들에겐 서로가 필요한 존재다.

 

그러나, 친구인 스티비의 죽음을 한시도 잊을 수 없는 재키는 결국 사고를 치고 만다.

 

+ + + 

 

테리와 재키의 진한 우정과 또라이 짓들은 때로는 미소 짓게 하고 때로는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그러나 테리의 정체를 알고 있기에 마음은 계속 불편하고 불안하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코믹한 대사와 상황들은 그런 긴장감을 늦춰주면서도 예고된 결말을 더욱 부각시킨다.

 

스티비의 시체가 떠오른 날, 스티비를 죽인 놈을 살려두지 않을 거라며 외치던 재키의 목소리, 영화 말미에서 고백하듯 읊조리는 테리의 이야기들은, 기억에 오래 남아있을 것이다.

 

 

스티비는 한 번도 누굴 해치지 않았어.

난 해쳤지. 프랭키도 해쳤고.

스티비는 돈을 빌렸을 뿐이야. 그게 다라고.

스티비는 아무도 해치지 않았어, 씨발! 

 

 

잭은 계획에 넣어뒀었지.

하지만 그건 이상에 불과했어.

진실과는 상관이 없었어.

그건 그냥...염병할 ‘생각’일 뿐이었던 거야.

마치...사람들이 천사나 성인을 믿는 것처럼,

아님 어딘가에 ‘은총의 나라 State of Grace’가 있다는 걸 믿는 것 같은 거였어.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것이지.

그건 이상에 불과했어.

...

모든게...모든게 엉망이 돼버렸어. 

 

 

암울함 속에서도 빛나는 배우들과 빛나는 음악, 빛나는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연상시켰던 영화. 

 

 

공황은 아메리칸 드림-미국 헌법이 보장한 민주적이며 계급 없는 사회에서 누구나 이를 수 있다는-의 실체를 폭로했다. 공황으로 드러났듯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그처럼 철저하게 위계화된 사회에서 이 꿈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겠는가? 아메리칸 드림에 따르면, 성공은 물질적 부를 의미했다. 그 안에는 물론 개인의 과시가 함축되어 있다. 갱들은 미국의 부자나 유한 계급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 계급 출신이었다. 따라서, 그가 부와 자기 과시-이것이 성공, 즉 아메리칸 드림이다-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훔치는 길 외에는 없었다. 돈을 손에 쥔다는 것은 타인을 지배하는 권력을 손에 쥐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점에서 갱들은 타인의 희생을 통해서만 성공이 획득된다는 아메리칸 드림에 내재된 모순을 구체화했다. 갱들의 존재가 이 모순을 폭로하기 때문에, 그들의 죽음으로 영화를 끝맺는 것은 이데올로기적으로 불가피했다. 아메리칸 드림이 그런 냉소적 방법으로 성취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그는 반드시 실패해야 할 뿐 아니라 아메리칸 드림의 모순을 폭로하기 때문에 실패해야 하는 것이다.

 

출처 : 영화 사전(이론과 비평), 수잔 헤이워드 지음

 

 

< OST list >

 

white city - the pogues

ways to be wicked - lone justice

trip through your wires - u2

drink before the war - sinead o'connor

vete mujer - orquesta immensidad

moondance - van morrison

I gave my wedding dress away - eileen reed and the cadets

street fighting man - the rolling stones

sweet child o'mine - guns n'roses

I loved you yesterday - lyle lovett

swan lake - the 101 strings orchestra

 

반복재생

 

※ I loved you yesterday - lyle lovett, swan lake - the 101 strings orchestra 이 두 곡은 검색이 되지 않는다. Tim Bertsch가 연주한 곡이 같은 곡인지 모르겠다만, 일단 넣어 둬보고, Lyle Lovett의 목소리가 궁금해서 이 가수가 부른 다른 곡을 삽입해 둔다. 제목은 if I had a boat. 마지막 곡은 생략.